### 생명과학과 대학원 생이었던 시절을 떠올리며 작성한 글입니다. 감안하고 읽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본인의 전공이 무엇이든, 논문을 읽는 것은 대학원 과정 중 가장 어렵고, 중요한 덕목(?)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논문 무엇이고, 왜 논문을 왜 읽는 걸까요? 저는 '논문은 지식에 대한 특허'라고 생각하면 좋지 않을까 싶네요. 본인과 동료들이 서로 힘을 합쳐 실험을 수행하고, 그것의 결과에 대해 분석한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논문입니다.
그러면 왜 다른 사람의 논문을 읽어야 하는가? 저는 적어도 3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누가' 어떤 실험을 하는지 알 수 있다.
현실적으로 학생들에게는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대학원은 졸업요건에 '제1 저자 논문' 여부가 기본인 학교들이 많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일단 논문이 없으면 학위가 안 나오는 거니, 현실적으로 내가 학위를 받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아까 논문이 특허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미 누군가가 나와 비슷한 실험을 진행했고, 비슷한 결과를 갖고 논문을 써서 나보다 먼저 출판했다면, 나의 실험 결과는 그 중요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현재 과학계는 일종의 선착순 시스템입니다.). 기존과는 다른 무엇인가가 있어야지 논문이 출판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졸업을 할 수가 없게 됩니다. 즉, '다른 사람들의 실험과 차별성이 있는 실험을 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에 논문을 읽어야 합니다. 나의 경쟁자를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논문을 통해서이고, 그 연구실에서 어느 정도 실험이 진행되었는지를 알 수 있는 척도로 논문 읽기는 사용될 수 있습니다.
- 내가 하려고 하는 실험에 도움이 된다.
논문은 실험에 대한 특허입니다. 즉, 단순 결과와 해석을 써 놓은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실험을 재현할 수 있을 정도로 실험 방법도 자세히 작성해야 합니다. 내가 새로운 실험을 하고자 할 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바로 논문입니다. 신기하게도 대부분의 경우 내가 하고 싶은 실험은 누군가가 이미 해서 논문에 잘 적어놓은 경우가 많더군요. 이 논문들을 잘 참조하면 시간과 노력, 그리고 연구비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실험 방법, 도구, 재료를 개발하는 경우는 아직 많지는 않기 때문에 외국의 연구실에서 어느 정도 뒤쳐져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 내가 논문 쓸 때 도움이 된다.
아마 아리스토텔레스였을 것입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한 사람이. 좋은 논문을 쓰려면 좋은 논문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 합니다. 좋은 논문들을 읽으면, 그 안에 있는 주제, 실험 방식뿐만 아니라, 논리적 흐름, 문장 구조, 그림 그리는 법 까지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영어공부에도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쉽게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지를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논문 읽기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잘 안 쓰는 문장 구조나, 새로운 표현을 보면 최대한 많이 모아두는 중입니다. 그리고, '아, 이런 그림은 진짜 잘 그렸다!'처럼 감탄이 절로 나오는 아름다운(?) 그림들도 같이 스크랩 해 놓습니다. 좋은 글을 쓰고 멋있는 그림을 그리는 능력이 없다고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을 배울 수 있는데 그냥 지나치는 것은 큰 손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논문을 어떻게 검색하고 읽어야 할까요?
저는 두 방법 - 직접 각 저널 홈페이지 주기적으로 확인, RSS 피드 등록 - 을 사용합니다. 연구하시는 분야마다 유명한 저널이 다 다르지만, Science, Nature, Cell, Advanced science, Nature communication 등 전 분야를 다 다루는 유명한 저널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저널들은 한 번에 펴내는 논문 개수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직접 확인합니다. 하지만, 전문 저널의 경우, 크게 보면 거의 모든 논문들이 나와 연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전문 저널은 저자 or 키워드 중심으로 피드를 생성해서 매주 확인합니다. 저는 생명과학 분야다 보니, pubmed에서 피드(저자, 프로젝트 관련 키워드)를 생성하고 Feedly로 관리합니다. 꼭 Feedly가 아닌, 다른 RSS 관리 웹사이트가 있다면 그걸 써도 무방합니다. 본인이 꾸준히 이용하고 있는 것을 사용하는 게 중요합니다. 제가 말 한 방법 이외에도 각 저널에서 직접 메일을 받는 형식으로 논문을 업데이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방법을 선호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저는 메일이 많아지는 게 싫어서 앞서 말씀드린 두 방법으로 눈문 업데이트하면서 읽었습니다.
여기까지 왜 논문을 읽어야 하는지, 어떻게 논문을 찾는지에 대해 설명을 드렸습니다. 저는 대학원 생활 시작할 때 '그냥 다들 읽으니 중요하다보다.'라는 막연한 생각에 읽기 시작했는데, 좀 더 목적을 확실하고 읽었다면 더 많은 내용들을 배웠을 것 같아 좀 아쉬운 점이 남았네요. 오늘도 열독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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