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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b Life

#013: 포닥 온라인 인터뷰(Postdoc Online Interview)

by __LuMi__ 2021. 1. 23.

포닥 지원서를 보내고 나면 고통의 기다림이 어김없이 찾아옵니다. '왜 답장이 없지? 이메일 주소가 잘못되었나? 스팸으로 처리된 건가?' 등등 다양한 생각이 들게 됩니다. 답장을 받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평균을 내는 것은 큰 의미는 없지만, 제 경험으로 비추어 보아 최소 15분, 최대 1주 걸린 것 같습니다(교수님들이 진짜 포닥 지원 메일을 스팸처럼 받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형 연구실에 지원할 때 우편으로 보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운이 좋아서 답장을 받았다고 가정합시다(축하드립니다! :])  답장의 내용은 대부분의 경우 'Skype interview를 하자', 또는 'reference contact 보내줄 수 있냐'입니다. 우리가 CV에 reference contact를 적었더라도 다시 한번 친절하게 알려주면 됩니다. 중요한 건 Skype meeting입니다. 첫인상이 많은 부분을 결정한다는 것은 우리가 이미 익히 경험했기 때문에 Skype meeting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따로 강조하지 않겠습니다. 영어로 진행되는 구두 면접이기 때문에 대답을 아얘 못해 대화가 진행되지 않는 이상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본인이 관심이 있는 연구실이니, 어느 정도 연구 관심사가 일치하고, PI가 관심을 보였다는 것은 여러분이 갖고 있는 지식/기술에 연구실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이상한 짓을 하지 않는 이상 무난하게 지나갑니다. 중요한 건, 어떻게 하면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느냐입니다.

1. 정확한 인터뷰 일정 잡기
- 우리가 해외 포닥 자리를 지원한 것이기 때문에 아시아 지역이 아니라면 시차가 존재할 것입니다. 가장 효율적으로 시간을 잡는 방법은, 내가 편한 시간 여러 개 보기를 상대방에게 알리는 것입니다. 저는 상대방 기준으로 오전 08:00~10:00 또는 오후 17:00~19:00로 주로 시간을 정했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에 걸리는 시간은 1시간~1시간 반 정도 생각했습니다. 저는 주말 포함해서 5개 정도 보기를 제시했던 것 같습니다. 신기하게도 교수님들이 먼저 시간을 제시하는 경우는 없었네요.

2. 인터뷰에 적당한 공간 확보
- 시간을 정했다면 미팅 장소를 골라야 합니다. 연구실에 조용한 공간이 있거나, 독립된 방에서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집에서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집보다는 본인이 어떤 실험을 하고 있는지 간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연구실을 추천합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새벽에 미팅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연구실에 조용히 혼자서 인터뷰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소음이 많은 곳, 인터넷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곳들은 피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면접시험'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내가 익숙한 공간에서, 카메라 뒤편에 다양한 면접 예상 질문과 답을 붙여놓고 이상적인 환경을 만들어 놓을 수 있다면 가장 좋습니다.

3. 성의 있는 인터뷰 준비
이 글의 핵심이 되는 내용입니다. '성의 있는 인터뷰 준비'. 다르게 표현하면, "I am indeed interested in your lab and research projects."를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느냐입니다. 하지만, 'science' 이외에, 여러분이 어떤 '사람' 인지 역시 궁금해하기 때문에, 간단한 자기소개도 준비해 두어야 돌발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 (1) 5분 정도 자기소개 (어떤 공부들을 했는지, 왜 연구를 하게 되었는지, 뭐에 관심이 있는지,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지) 준비.  
     - (2) 포닥 지원서를 쓰면서 읽었던 해당 연구실의 논문들 내용을 잘 정리해서, 내가 어떤 점에 매력을 느꼈는지 요약.
     - (3) PI가 특정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다면, 그 내용에 대해 'xxx 한 방법으로 실험을 해보고 싶다' 등 본인의 실험 계획 구상.
     - (4) 본인이 했던, 하고 있는 실험에 대한 요약 PPT 작성.
개인적으로 (1)~(3) 은 누구나 준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4) 번을 준비한다는 것은 '추가적인 수고를 들여 너에게 잘 보이고 싶다'를 보여주기 때문에 큰 점수를 받을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는 이해하기 쉬운 그림 자료를 활용하는 것이 실험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도울 수 있습니다 (영어에 대한 부담을 떠나, 시각적인 자료를 준비하는 것은 매우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저는 요약 PPT를 만들어서 인터뷰 전날에 보내면서 일정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습니다.

4. 인터뷰 당일 & 그 후
인터뷰 시간보다 5~10분 정도 일찍 접속해서, 미리 메시지를 보내 놓는 것이 좋습니다. '나 준비되어있으니, 편할 때 언제든지 전화하세요.' 정도 메시지를 보내주면 알아서 먼저 전화해줬던 것 같습니다. 간단히 인사하고, 자기소개하면, PI가 궁금한 건 중간중간 물어볼 것입니다. 그러다가 본인이 진행했던 실험에 대해 소개해주고, 더 궁금한 게 있는지 물어보면 무난한 것 같습니다. 물론 본인이 궁금한 것이 있다면, 이 기회를 이용해서 확실한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터뷰하면서 그다음 단계를 어떻게 진행할지 얘기해주는 PI들도 있지만, 단순하게 '또 연락하자'정도로 끊는 PI도 있습니다. 일단 양 쪽 모두 시간이 필요합니다. '내가 원하는 곳인가?''내가 원하는 사람인가?'. 인터뷰가 끝났다면, 당일 내에 요약 메일 하나 보내면 좋은 것 같습니다. '대화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혹시 추가적으로 나에게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알려달라.' 정도면 충분하고, 그러면 PI는 'Reference email 받고 연락 주겠다. 또 연락하자' 정도 답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후 진행 사항은 PI마다 제각각인 것 같습니다.

5. 기타
저는 굉장히 독특한 online interview를 했던 것 같습니다. 한 분은 비디오 없이 오디오로만 진행하자고 했었고, 다른 분은 인터뷰를 끝내면서 저한테 숙제를 내줬습니다(내 리뷰 논문 읽어보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려줘!). 랩 멤버들과도 각각 인터뷰하기도 했었습니다. 경험해보면 아시겠지만,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내가 어떤 것을 하고 싶어 하는지 점점 구체화를 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생각이 좁아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좀 더 명확하게 내가 어떤 실험을 하고 싶은지, 어떤 스타일의 사람들과 일하고 싶은지를 느낄 수 있었던 과정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열심히 준비해서 본인이 원하는 연구실을 찾길 바랍니다.